하지만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식물도 돌봄이 필요하다. 물이 부족하면 시들어가고, 빛이 너무 강하면 상처를 입는다.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더 푸르게 자라지만, 때로는 방치된 채 스러지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식물에 대한 애정 만큼이나 세세하게 선을 그리고 색을 입혔다. 식물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물과 흙만이 아니라,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보살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식물은 영원히 푸르를 수 없다. 언젠가는 잎이 노랗게 변하고, 꽃이 지고, 뿌리조차 마르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기까지, 식물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시간을 다해 자라고, 피어나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그 유한한 순간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림 속에 남기고 싶었다.
이 그림은, 한 줌의 흙에서 시작된 작은 생명이, 한때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지나, 언젠가는 사라질 그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사라진다고 해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식물은 다시 씨앗을 남기고,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며, 다른 형태로 존재를 이어간다. 우리는 모두 유한한 시간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얼마나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 식물은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다.